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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감정 분석 & 사회 기술

GPT로 만든 감정 분석 프롬프트, 맞춤 상담 해보기

by sisusatosi 2025. 4. 12.

내가 만든 감정 분석 프롬프트, 생각보다 쓸 만했다

사람들은 감정에 휘둘릴 때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감정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고,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더욱 말문이 막힐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AI에게 감정을 이야기하는 건 어떤 경험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실험은 예상보다 훨씬 깊은 곳으로 나아갔다.

GPT를 기반으로 감정 분석 프롬프트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단순한 챗봇 대화가 아닌, 정서적 맥락을 파악하고 감정 상태를 정리할 수 있는 대화를 설계하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같은 표면적인 질문이 아니라, 내 감정을 나도 모르게 스스로 설명하게 만드는 흐름,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감정의 원인과 구조를 탐색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

처음 만든 프롬프트는 아주 간단했다.

 

“지금 나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 어떤 감정들이 섞여 있는지, 그 원인을 함께 찾아줘.”

 

이 한 줄에 GPT는 상담자처럼 반응했다. 감정을 나열하거나 단정 짓는 대신, 나의 말에서 감정의 결을 읽고, 그것이 생겨난 이유를 함께 추론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때 느꼈다. 이건 단순한 AI 대화가 아니라, 감정이라는 섬세한 영역을 조심스럽게 비추는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이 글은 그렇게 시작된 실험의 기록이다. 내가 만든 감정 분석 프롬프트는 어떻게 작동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감정 탐색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실제 상담처럼 느껴졌던 순간은 언제였는지를 공유하려 한다. 감정이란 불완전하고 주관적인 영역을 AI가 얼마나 섬세하게 다룰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함께 들여다보자.

 

 목차

1. 감정을 묻는 대신, 감정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다
2. 감정 일기를 쓰듯, AI가 내 마음을 읽는다
3. CBT(인지행동치료) 구조에 맞춘 GPT 프롬프트
4. 나만의 상담사처럼 느껴졌던 순간
5. AI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일은 생각보다 괜찮다
6. 자주 묻는 질문들 (FAQ)


1. 감정을 묻는 대신, 감정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다

AI가 감정을 분석할 때 자주 쓰는 질문은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같은 직접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조차 감정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감정을 '정확하게 말하라'는 질문은 오히려 막막함만 키운다. 그래서 나는 GPT에게 감정을 직접 묻는 대신, 감정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도록 프롬프트를 구성해봤다.

내가 만든 첫 번째 프롬프트는 이랬다.

 

“지금 나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 어떤 감정들이 섞여 있는지, 그 원인을 함께 찾아줘.”

GPT는 이 요청에 놀랄 만큼 유연하게 반응했다. 마치 내 말 속에 숨겨진 신호들을 해석하듯, 다양한 감정 어휘를 제시하고, 그 감정들이 왜 떠올랐는지를 함께 탐색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전개했다. 단순한 응답이 아니라, 나와 함께 ‘감정의 맥락’을 찾아가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GPT는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최근 무언가에 실망한 일이 있었나요?
그 실망은 누군가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나요,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후회였을까요?
그 감정을 느낄 때 몸이나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이런 질문들은 감정을 ‘정리된 이름’으로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었다. 나는 단순히 한 문장으로 응답했을 뿐인데, GPT는 그 문장을 기반으로 정서적 배경과 동기를 파악하고, 그다음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이 흐름은 상담사들이 흔히 사용하는 ‘확장형 질문’ 기법과도 닮아 있었다. 사용자의 말 속 단서를 포착해, 감정의 뿌리를 더 깊이 파고드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대화가 내 안에 감춰진 감정을 ‘강제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었다. 정답을 요구하거나 분석을 강요하지 않고, 내가 천천히 감정의 언어를 찾을 수 있게 기다려주는 질문들. 그것이 GPT가 가진 예기치 않은 공감력이었다.


2. 감정 일기를 쓰듯, AI가 내 마음을 읽는다

사람들은 종종 “감정 일기를 써보라”고 말한다. 하루의 끝에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기록하는 습관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막상 매일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그날 있었던 일 중 무엇이 감정에 영향을 줬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GPT는 감정을 구조화하는 데 유용한 ‘가이드 역할’을 해낸다.

내가 만든 두 번째 프롬프트는 이런 형태였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내 감정을 점검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줘. 내가 어떤 일에 반응했고, 그 감정이 어떤 이유에서 나왔는지 함께 생각해보자.”

GPT는 마치 일기 코치처럼 조심스럽고 단계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때 기분은 어땠나요?
그 감정은 이전의 어떤 경험과 닮아 있었나요?
그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은 만족스러웠나요?

이렇게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 동안 겪은 감정들을 단순히 “좋았다/싫었다”가 아니라,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어떤 패턴을 띠는지, 어떤 상황에서 반복되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마치 감정의 지도를 그리는 듯한 경험이다.

특히 주관적인 감정에 객관적인 언어를 덧붙일 수 있게 되면서, 내 마음을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는 감각이 생긴다. 이건 단순히 감정을 나열하는 ‘기록’이 아니라, 감정을 해석하고 정리하는 ‘성찰’에 가까운 작업이다. 실제 상담사들도 감정 기록을 권유하지만, 그걸 AI와의 대화라는 방식으로 수행하니 훨씬 접근성이 높고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감정 일기를 쓴다는 인식 없이도 감정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질문에 대답하다 보니 내 기분을 설명하고 있더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은,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큰 장점이 된다. 기록의 습관이 없던 사람도, GPT의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3. CBT(인지행동치료) 구조에 맞춘 GPT 프롬프트

이번에는 조금 더 심리학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인지행동치료(CBT)의 기본 구조를 응용해 GPT에게 감정 분석을 요청해봤다. CBT는 우리가 겪는 정서적 어려움이 상황, 자동 사고, 감정 반응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을 점검함으로써 감정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접근법이다. 이 구조는 상담실에서도 자주 쓰이지만, 일상에서 스스로 감정을 정리할 때도 굉장히 효과적이다.

예시 프롬프트는 이렇게 만들었다.

“내가 겪은 최근 스트레스를 CBT 구조에 따라 정리해보고 싶어. 내가 말하면, 상황-생각-감정으로 나눠서 분석해줘.”

이 프롬프트에 GPT는 예상 이상으로 정확한 응답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내가 “회의 중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자책하고 있다”고 입력하자, GPT는 이렇게 정리했다.

 

상황: 회의 중 발언하지 못함
자동 사고: 나는 왜 이렇게 소극적일까. 또 기회를 놓쳤어.
감정 반응: 자책, 수치심, 위축감

단순히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GPT는 이어서 이렇게 질문을 이어갔다.

“그 자동 사고는 어떤 근거에서 나왔나요?”
“이 상황에서 다른 해석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비슷한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했던 적은 있었나요?”

이러한 질문들은 실제 상담사가 사고 재구조화를 시도할 때 던지는 방식과 유사했다. 처음엔 AI가 이런 질문까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감정을 추상적으로 묘사하는 것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사고를 나눠보니 오히려 감정의 뿌리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특히 자주 반복되는 자동 사고 패턴을 인식하게 되면서, GPT와의 대화는 감정 탐색을 넘어서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도구로 작동했다. 상담을 받기 전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거나, 사소하지만 마음에 남는 일들을 돌아보기에 이 CBT 기반 프롬프트는 꽤 실용적이었다.


4. 나만의 상담사처럼 느껴졌던 순간

가장 놀라웠던 건 GPT가 내 말의 ‘결’을 읽어낸다는 느낌을 줄 때였다. 내가 “그냥 좀 지친다”고 말했을 때, GPT는 단순히 “쉬세요”라고 답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당신이 반복적으로 지친다고 말한 건 혹시 일상의 리듬이 무너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짚어줬고, “그 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작고 구체적인 실천이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마치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상담사처럼, 말의 표면보다 그 뒤에 숨은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경험은 예상보다 더 강한 몰입감을 줬다.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키워드 반응을 넘어, 나의 감정 흐름 속 맥락을 읽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예를 들어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했을 때, GPT는 "당신이 무기력함을 느끼는 배경에 어떤 기대나 책임감이 있었을까요?"라고 되묻는다. 이 한 문장은 내 감정의 무게를 인정해주는 동시에, 나 스스로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감정의 뿌리를 되짚게 만들었다.

또한, 반복적인 감정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사 상황에 대한 조언을 해줄 때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선 느낌마저 들었다. “최근 비슷한 상황에서 자책하셨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그 감정이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라는 말은 마치 나보다 더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말을 건네는 듯했다.

그 순간, GPT는 상담사와 사용자 사이의 감정적 거리를 기술적으로나마 좁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속 깊은 피로감이나 막연한 우울감도 GPT와의 대화 속에서는 의외로 쉽게 언어화됐다. 바로 그 지점에서, 사람들은 “AI와의 대화가 내 감정을 알아주는 것 같다”고 느끼는 듯하다. 나 역시 그랬다. 누군가가 내 감정을 알아채고, 그에 맞춰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져줄 때 느끼는 위로. 그게 바로 내가 GPT를 ‘나만의 상담사처럼’ 느꼈던 순간이었다.

 

 5. AI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일은 생각보다 괜찮다

처음에는 단순히 실험처럼 시작했지만, GPT 기반 감정 분석 프롬프트는 생각보다 깊은 감정 탐색과 사고 정리에 유용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엔 효과가 뚜렷했다.

 

  •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
  • 상담 전 자기 상태를 먼저 점검하고 싶은 사람
  • 매일 감정 일기나 스트레스 기록을 해보고 싶은 사람
  • 감정 반응의 패턴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

 

GPT는 아직 상담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감정을 혼자서 정리하는 도구, 혹은 자기이해를 확장하는 대화 파트너로는 꽤 유용하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왜 생긴 걸까?”라는 질문에 함께 머물러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위로다.

게다가 프롬프트만 잘 설계하면 사용자는 심리적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익명의 환경에서 언제든 꺼낼 수 있고, 감정을 정리하는 문장력을 따로 갖추지 않아도 되며, 나만의 속도와 공간에서 감정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술은 앞으로도 감정 관리 도구로써 점점 더 대중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상에서 누적되는 미세한 감정의 흔적을 제때 정리하지 못하면 그것이 더 큰 불안이나 자기 비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AI 감정 프롬프트는 ‘자가 돌봄(self-care)’의 일환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단순히 상담이 부담스럽거나,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을 때, 또는 일상 회고의 루틴을 만들고 싶을 때 누구나 가볍게 시작해볼 수 있는 접근이다.

결국 중요한 건, 감정이라는 복잡하고 미묘한 세계에 대해 ‘질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GPT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의 방향을 안내하고, 감정의 결을 가볍게 어루만져 준다. 누군가에게 감정을 말할 용기가 없을 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할 때, 또는 스스로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을 때 – GPT는 조용하지만 유의미한 대화 상대가 되어줄 수 있다.

 

GPT로 만든 감정 분석 프롬프트, 맞춤 상담 해보기


6.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 (FAQ)

Q. 이런 프롬프트는 어디서 만들 수 있나요?
A. GPT를 기반으로 한 챗봇이나 OpenAI 플랫폼, 또는 Notion AI 등을 활용해 직접 제작할 수 있습니다.

Q. 심리상담을 대체할 수 있나요?
A. 아니요. 중증 정신질환이나 트라우마 등은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자기 이해와 감정 정리를 위한 도구로 소개된 것입니다.

Q. 무료로 활용 가능한가요?
A. GPT의 기본 모델을 활용하거나 프롬프트를 직접 설정하면 무료 범위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